2019년 작
버린 조각천 손바느질로 베개 수천개 만들어
'원조 천베개' 모델 삼아 브론즈로 조각 작업
연약한 천·솜을 강인한 청동조각으로 '변형'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흔히 쿠션이라고 부르는 베개가 차곡차곡 쌓여 탑을 이루고 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12층 베개탑’ 정도가 될 거다. 어떤 소원이라고 빌어야 했던 건가. 금빛 베개탑의 외양이 단순치 않다.
 

 

작가 이혜민의 손끝에서 빚어진 베개탑의 원조는 버려진 조각천으로 만든 수많은 베개다. 작가는 천베개를 모델로 삼아 브론즈 조각작업을 한 뒤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2019)란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의 원형인 천베개 작업은 20여년을 거슬러 오른단다. 작가가 손바느질로 하나하나 엮어내는 인고의 작업 그것부터다. 동대문이나 한복집에서 버린 천, 할머니가 결혼식 때 입었다는 오래된 한복, 어린시절 작가가 덮었다는 이불천 등을 수천 개의 베개로 탈바꿈시킨 일이었다. 사소하고 연약한 천·솜이 단단하고 강인한 청동의 조각작품으로 변형(‘메타모포시스’)하기까지, 작가의 ‘외유내강 꿈’이 쉼없이 꿈틀댔다는 얘기다.

9월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7길 이유진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수천 개의 물방울’(A Thousand Water Drops)에서 볼 수 있다. 브론즈. 35×35×57㎝. 작가 소장. 이유진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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