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재 개인전 <진품실 (Cabinet of Curiosity)>

 

임희재 작가의 전시 <진품실 (Cabinet of Curiosity)>이 열린다. 이유진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3번째 개인전이다. 작가의 오랜 관심사인 ‘박제’와 ‘재현’이 주제다.

작가는 “살아있음”을 만지고 소유하려는 욕망이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지, 또 이는 해소될 수 있는 갈망인지를 자연사 박물관의 동물 표본들을 그린 연작을 통해 질문한다. 진품실이란 특이하고 진귀한 물건들을 모아놓은 방이다. 16세기에 등장한 진품실은 역사적 유물, 예술작품, 골동품 등의 가치 있는 것을 소장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박물관에서 보는 박제된 동물은 적극적으로 모방한 가공의 자연에 역동적인 자세로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관람자와 대상 사이에는 유리 벽이 존재한다. 사실 우리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은 것은 유리의 표면이다. 임희재 작가는 이 유리라는 표면과 캐비닛 안의 공간, 그리고 그 표본이 된 대상을 어떻게 캔버스 화면에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작가는 동물 표본이 담긴 캐비닛 앞을 관람자가 지나갈 때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 유리 위에 비치는 반사광과 굴절현상, 그리고 평면처럼 압축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흐르는 듯한 붓질로 동선을 만든다. 이 유랑은 캔버스가 횡으로 확장하는 듯한 착시를 주며 이미지에 어항과 같은 속도감을 부여한다. 작업이 완성되는 과정은 태피스트리가 짜이는 방식에 가깝다. 붓질의 짜임을 만들기 위해 물감을 천과 손으로 닦아내는 동작이 작업 과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포물선과 박제된 동물의 시선은 화살표와 같이 보는 이의 시선을 움직여 화면을 동적으로 전환시킨다.

이렇게 완성된 직조물은 캐비닛 안의 동물 표본, 서식지를 그린 배경, 지지대, 그리고 유리에 반사된 이미지 같이 전혀 무관한 존재들의 우연한 만남이 만들어낸 인상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 인상의 재현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진품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임희재 작가는 평면의 화면과 살아있는 것들의 속도감이 유기적으로 만들어내는 관계에 대해 작업해왔다. 앞선 두 개인전에서 어떤 감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이 확장하는 감각은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대답하고자 했다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대상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는 것인지에 대해 질문해보고 있다. 스페이스K (2020), 파리의 Galleries Droite & Gauche (2017), 누크 갤러리 (2017) 등에서 열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제6회 의정부 예술의 전당 신진작가, 안국재단 신진작가에 선정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