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Hyounsoo Kyung
Sep 3 – Sep 22, 2012
이유진갤러리는 2012년 9월 3일(월)부터 9월 22일(토)까지 경현수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올 해 두 번의 개인전 개최와 KIAF 참가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경현수는 도시 공간, 특히 지도로 표현된 길의 구조를 소재로 삼아 그로부터 파생된 형태들의 변주를 회화와 조각이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과거 경현수의 작업은 곡선 또는 직선들이 밀도 있게 엉켜 있는 입체물, 설치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 구조물들은 얼핏 우연과 즉흥성에 기반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 지도나 인공위성을 통해 바라본 복잡한 길들을 데이터화하여 추상화한 작업들이었다. 지도에서 오려낸 1:1 비율의 길의 모양을 작가 나름의 조형적 규칙대로 이어 붙이고 채색하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은 실재에서 출발하였지만 작가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추상적 공간으로 변모되었다.
최근 들어 평면인 캔버스로 매체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경현수의 작업은 내용적 측면에서 이러한 이전의 작업들을 계승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는 일종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작가는 손으로 재료를 하나하나 이어 붙여 형태를 만드는 대신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특정한 장소의 지도를 컴퓨터를 이용해 정확하게 데이터화 한 후 부분적으로 삭제하고 수정한 뒤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얼라인(align), 정렬기능을 통해 데이터들을 인위적으로 충돌시키거나 변형하여 의도된 결과를 얻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였다. 팽팽하게 부풀어오른 곡면과 날렵하게 뻗어나간 선, 그 선 끝에 매달려 있는 작은 파편의 흔적들은 화면 내의 균형과 긴장을 조성하며 그것의 원형인 길의 구조 속 숨겨진 응축된 에너지를 표출한다. 이전의 회화 작품들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색의 사용 또한 이번 신작에서 볼 수 있는 눈에 띄는 변화인데 빨강, 노랑, 파랑 등 강렬한 원색의 사용은 형태가 가진 에너지를 색채를 통해 훨씬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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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지도로 이어지는 작가의 주제적 관심과 더불어 그의 조형 세계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은 (작품들의 제목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듯이) debris, 즉 잔해들의 형태에 대한 집착이다. 지도에서 길들을 오려낸 다음 남은 주변부의 형태, 원형이 빠져나간 나머지 공간들을 이용해 조형을 시도하는 방식은 경현수 작업의 주요한 특징이다. 한 평론가는 이러한 잔해, 부스러기들의 집합을 유기체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조직처럼 원형 의 정보를 유추할 있는 단서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보이는 공간과 보이지 않는 공간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힘의 균형, 긴장 등을 통해 경현수의 추상화된 공간은 무한 증식의 구조가 아닌 단단하고 견고하며 팽팽한 에너지의 응축체일 수 있는 것이다.
공간의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미술의 해묵은 주제를 신선한 해석과 조형적 치밀함으로 풀어낸 경현수의 신작들은 작업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역량 있는 한 젊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Works
debris_division#1-12012, acrylic on canvas, 145.5x97cm
Untitled2012, acrylic on plywood, 72.7x102cm
Untitled2012, acrylic on plywood, 72.7x102cm
dangerous debris2010, acrylic on canvas, 80.5x117cm
이유진갤러리는 2012년 9월 3일(월)부터 9월 22일(토)까지 경현수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올 해 두 번의 개인전 개최와 KIAF 참가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경현수는 도시 공간, 특히 지도로 표현된 길의 구조를 소재로 삼아 그로부터 파생된 형태들의 변주를 회화와 조각이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과거 경현수의 작업은 곡선 또는 직선들이 밀도 있게 엉켜 있는 입체물, 설치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 구조물들은 얼핏 우연과 즉흥성에 기반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 지도나 인공위성을 통해 바라본 복잡한 길들을 데이터화하여 추상화한 작업들이었다. 지도에서 오려낸 1:1 비율의 길의 모양을 작가 나름의 조형적 규칙대로 이어 붙이고 채색하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은 실재에서 출발하였지만 작가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추상적 공간으로 변모되었다.
최근 들어 평면인 캔버스로 매체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경현수의 작업은 내용적 측면에서 이러한 이전의 작업들을 계승하고 있지만 형식적으로는 일종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작가는 손으로 재료를 하나하나 이어 붙여 형태를 만드는 대신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특정한 장소의 지도를 컴퓨터를 이용해 정확하게 데이터화 한 후 부분적으로 삭제하고 수정한 뒤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얼라인(align), 정렬기능을 통해 데이터들을 인위적으로 충돌시키거나 변형하여 의도된 결과를 얻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였다. 팽팽하게 부풀어오른 곡면과 날렵하게 뻗어나간 선, 그 선 끝에 매달려 있는 작은 파편의 흔적들은 화면 내의 균형과 긴장을 조성하며 그것의 원형인 길의 구조 속 숨겨진 응축된 에너지를 표출한다. 이전의 회화 작품들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색의 사용 또한 이번 신작에서 볼 수 있는 눈에 띄는 변화인데 빨강, 노랑, 파랑 등 강렬한 원색의 사용은 형태가 가진 에너지를 색채를 통해 훨씬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길에서 지도로 이어지는 작가의 주제적 관심과 더불어 그의 조형 세계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은 (작품들의 제목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듯이) debris, 즉 잔해들의 형태에 대한 집착이다. 지도에서 길들을 오려낸 다음 남은 주변부의 형태, 원형이 빠져나간 나머지 공간들을 이용해 조형을 시도하는 방식은 경현수 작업의 주요한 특징이다. 한 평론가는 이러한 잔해, 부스러기들의 집합을 유기체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조직처럼 원형 의 정보를 유추할 있는 단서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보이는 공간과 보이지 않는 공간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힘의 균형, 긴장 등을 통해 경현수의 추상화된 공간은 무한 증식의 구조가 아닌 단단하고 견고하며 팽팽한 에너지의 응축체일 수 있는 것이다.
공간의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미술의 해묵은 주제를 신선한 해석과 조형적 치밀함으로 풀어낸 경현수의 신작들은 작업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역량 있는 한 젊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WORKS
debris_division#1-12012, acrylic on canvas, 145.5x97cm
Untitled2012, acrylic on plywood, 72.7x102cm
Untitled2012, acrylic on plywood, 72.7x102cm
dangerous debris2010, acrylic on canvas, 80.5x117cm
© 2023 LEE EUGEAN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