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Under Limited Conditions


Apr 26 – May 25, 2013

이유진갤러리는 2013년 4월 26일(금)부터 5월 25일(토)까지 약 한달 간 작가 정직성(Jeong Zik Seong, b.1976)의 개인전 «어떤 조건 Under Limited Conditions»을 개최한다. 작가의 열두 번째 개인전인 본 전시는 도시의 구조나 역동적 변화의 모습을 추상 회화로 선보였던 이전 작업들과 형식적으로 유사하나 작가의 현재적 삶의 조건들이 투영된 더욱 깊어진 공간과 장소성에 대한 사유를 보여준다.

 2000년대 중반, 산동네를 연상시키는 다닥다닥 붙은 연립주택이나 복잡한 골목길의 구조 등 무질서해 보이는 도시 공간을 나름의 회화적 질서로 구현해냈던 정직성은 후반으로 가면서 파괴와 창조, 정돈과 무질서가 공존하는 도시의 내밀한 작동 방식을 표현하기 위해 추상회화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 무의식에 기반하거나 절대적 형식미의 완성을 위해 존재하는 추상이 아닌 정직성의 추상은 ‘걷기’를 통해 몸으로 경험한 도시의 단면들을 감각적으로 포착하여 그린 다음 물감분사기나 붓질을 통해 과감하게 그 형상을 지워버리고 다시 붓질과 뿌리기, 흘리기 등으로 화면을 구축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작가의 작품은 견고한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고 다시 정형화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도시와 그 속의 현대인들이 경험하는 단절과 불확정성에 대한 불안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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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조건’ 이란 제목의 본 전시는 새 작업실을 구해야 했던 작가의 개인적 상황에서 출발하였다.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부동산들을 전전하며 목격한 건물과 방의 구조가 이번 신작의 소재이다. 전업 작가로서의 제한된 경제력과 작가가 원하는 작업 환경 사이의 간극을 공간 속에 대입시켜 작업실 후보 공간들의 특성을 추상적으로 집약시킨 드로잉과 유화30여 점은 도시의 거대하고 개방적 구조들을 시원스럽게 드러냈던 전작들과 비교해 방, 집, 또는 그 곳으로 들어가는 통로와 같은 도시의 폐쇄적인 구조들을 보여준다. 가벼운 필치의 드로잉들은 계단, 난간, 창문 등 작가가 보고 돌아다녔던 공간의 잔상 같은 것들을 드러내며 추상 페인팅의 화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회색빛 스프레이가 난무하는 화면은 대부분 반지하나 창고의 용도로 지어진 마감이 거친 방의 이미지이기도 하고 험난한 작업실 찾기 과정에서 느낀 작가의 심리적 상태의 표현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지젝(Slavoj Zizek)의 [삐딱하게 보기]에서 재인용한 로버트 하인라인(Robert Heinlein)의 소설 ‘조나단 호그의 불쾌한 직업’에 나오는 ‘회색빛 무정형의 안개’를 언급하였고, 평론가 민병직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창문 밖의 미완의 생명을 지닌 듯 천천히 흐르는 ’회색빛 무정형의 안개’는 작가가 추상의 감각과 사유를 통해 붙잡으려 했던 그 어떤 것이라 추정되는데, 역설적이게도 그 안개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빔의 상태이기도 하다. 창문을 통해 보면 모든 것이 자명하게 존재하는 세상이지만 그 창문을 열면 아무것도 없고, 그저 자욱한 회색빛 안개만이 흐르고 있는 이 안개에 대한 인용은 작가의 추상이 창문이라는 재현 틀을 거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보기를 위한 것과 연관되어 있음을 증거 한다. 세상의 본질을 붙잡으려 하는 추상의 그것처럼 말이다."

1976년 생인 정직성은 작년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상, 에트로 미술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 국내 주요 공모전과 기관에서 수상하였으며, 그의 작품은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신세계백화점, 현대자동차 등이 소장하고 있다.

Works

Under Limited Conditions

April 26 – May 25, 2013

이유진갤러리는 2013년 4월 26일(금)부터 5월 25일(토)까지 약 한달 간 작가 정직성(Jeong Zik Seong, b.1976)의 개인전 «어떤 조건 Under Limited Conditions»을 개최한다. 작가의 열두 번째 개인전인 본 전시는 도시의 구조나 역동적 변화의 모습을 추상 회화로 선보였던 이전 작업들과 형식적으로 유사하나 작가의 현재적 삶의 조건들이 투영된 더욱 깊어진 공간과 장소성에 대한 사유를 보여준다.

2000년대 중반, 산동네를 연상시키는 다닥다닥 붙은 연립주택이나 복잡한 골목길의 구조 등 무질서해 보이는 도시 공간을 나름의 회화적 질서로 구현해냈던 정직성은 후반으로 가면서 파괴와 창조, 정돈과 무질서가 공존하는 도시의 내밀한 작동 방식을 표현하기 위해 추상회화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 무의식에 기반하거나 절대적 형식미의 완성을 위해 존재하는 추상이 아닌 정직성의 추상은 ‘걷기’를 통해 몸으로 경험한 도시의 단면들을 감각적으로 포착하여 그린 다음 물감분사기나 붓질을 통해 과감하게 그 형상을 지워버리고 다시 붓질과 뿌리기, 흘리기 등으로 화면을 구축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작가의 작품은 견고한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고 다시 정형화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도시와 그 속의 현대인들이 경험하는 단절과 불확정성에 대한 불안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조건’ 이란 제목의 본 전시는 새 작업실을 구해야 했던 작가의 개인적 상황에서 출발하였다.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부동산들을 전전하며 목격한 건물과 방의 구조가 이번 신작의 소재이다. 전업 작가로서의 제한된 경제력과 작가가 원하는 작업 환경 사이의 간극을 공간 속에 대입시켜 작업실 후보 공간들의 특성을 추상적으로 집약시킨 드로잉과 유화30여 점은 도시의 거대하고 개방적 구조들을 시원스럽게 드러냈던 전작들과 비교해 방, 집, 또는 그 곳으로 들어가는 통로와 같은 도시의 폐쇄적인 구조들을 보여준다. 가벼운 필치의 드로잉들은 계단, 난간, 창문 등 작가가 보고 돌아다녔던 공간의 잔상 같은 것들을 드러내며 추상 페인팅의 화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회색빛 스프레이가 난무하는 화면은 대부분 반지하나 창고의 용도로 지어진 마감이 거친 방의 이미지이기도 하고 험난한 작업실 찾기 과정에서 느낀 작가의 심리적 상태의 표현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지젝(Slavoj Zizek)의 [삐딱하게 보기]에서 재인용한 로버트 하인라인(Robert Heinlein)의 소설 ‘조나단 호그의 불쾌한 직업’에 나오는 ‘회색빛 무정형의 안개’를 언급하였고, 평론가 민병직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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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밖의 미완의 생명을 지닌 듯 천천히 흐르는 ’회색빛 무정형의 안개’는 작가가 추상의 감각과 사유를 통해 붙잡으려 했던 그 어떤 것이라 추정되는데, 역설적이게도 그 안개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빔의 상태이기도 하다. 창문을 통해 보면 모든 것이 자명하게 존재하는 세상이지만 그 창문을 열면 아무것도 없고, 그저 자욱한 회색빛 안개만이 흐르고 있는 이 안개에 대한 인용은 작가의 추상이 창문이라는 재현 틀을 거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보기를 위한 것과 연관되어 있음을 증거 한다. 세상의 본질을 붙잡으려 하는 추상의 그것처럼 말이다."

1976년 생인 정직성은 작년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상, 에트로 미술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 국내 주요 공모전과 기관에서 수상하였으며, 그의 작품은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신세계백화점, 현대자동차 등이 소장하고 있다.

WORKS

+82 2 542 4964

eugean_g@naver.com

17 Apgujeong-ro 77 Gil

Gangnam-gu Seoul Korea

© 2023 LEE EUGEAN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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