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Instant Mass


Sep 22 – Oct 20, 2016

이유진갤러리는 9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작가 경현수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유진갤러리에서 열리는 세 번째 개인전으로 이전보다 확장된 화면에 더욱 다채로워진 색과 형이 펼쳐진 신작 페인팅과 새로이 시작한 입체조형물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동안 칼날과도 같은 선과 컴퓨터의 RGB색상에 도전하는 선명한 컬러의 페인팅작업을 선보였다. 그리고 작업과정 속에서 얻은 부산물들로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조형물을 이번에는 천사클레이라는 아이들이 놀이용으로 사용하는 하얗고 가벼운 찰흙에 빠져있었던 시간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이것들은 동으로 캐스팅되거나 색이 입혀져 독특한 조형작품으로 설치된다. 뜬금없고 낯설지만 하나 하나 보면 친근하다. 작가가 일년 여 동안 빠져있었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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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작품활동을 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대단한 담론이나 사회를 향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내재되어 있다가 폭발하여 작품으로 승화될 것이라는, 그래서 뭔가 새롭고 기존의 관습을 조롱하거나 파괴함으로써 지니는 가치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못하면 위대한 작가가 아니라는 듯이
그러나 막상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는 일단 본인에게 재미있는 일이 아니면 하지 못한다. 다른 그 무엇보다 제일 재미있고 발전하기 위해 몰두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연 얼마나 작가로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단 말인가? 경현수 작가의 작품과정을 지켜보면서 혼자 작업실에서 열심히 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본다. 이는 순수한 창조의 열정임이 분명하다. 작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극한의 세심함과 집중을 요하는 페인팅과 쉬는 동안 유희처럼 만들어내는 조형물들은 그를 끊임없이 작업하게 만드는 중요한 습관으로 보인다. 작가는 쉴 틈이 없이 즐거운 것이다.

그의 작품 제목 debris, 경부고속도로, 코스피 시리즈는 사람이 상상으로 가능한 형태와 선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의적 기제로서 선택된 것이다. 지도에서 보이는 선은 길이다. 오랫동안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길의 형태는 가장 합리적인 이유로 거기에 있다. 이 수많은 길들을 우리는 구글어스와 같은 탁월한 디지털 기술과 함께 전 세계의 길의 모습을 앉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지도에서 길이나 지형들은 그 자체로서 존재가치를 가지는 선과 형을 이룬다. 코스피지수의 변동을 가리키는 그래프의 선들도 마찬가지이다. 그 수많은 이유 있는 선 들을 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변형하고 선택하고 때론 입체화 시킨다. 이 선택과 버림의 작업은 때론 일년 여가 걸리기도 한다. 모니터에 띄어놓은 이 이미지들을 오랜 시간 검증하고 지루해지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화면에 옮긴다.

동시대의 작가들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감히 정의 내리긴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요즘의 작가들이 이전 시대와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면 글로벌하게 공유되는 정보를 손 안에서 보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고도의 기술과 전혀 부대낌 없이 함께 살고 있고 그것을 다루는데 능숙한 이들이다. 몸은 물리적 공간에 묶여있어도 정신과 정보는 전세계로 연결되어 발언하고 반응한다. 경현수 역시 그 변화가 극명한 세대를 살아온 작가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날로그적 감성과 동시에 디지털의 스마트한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는 작가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이미지들을 얻기 위해 컴퓨터프로그램을 활용하나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은 명상적이다. 그리고 인내와 공이 많이 들어가는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굳이 그려낸다. 그저 컴퓨터상에서 완성된 이미지를 프린트해도 무방한 요즈음 그것을 그려내는 이유에 이 작가의 중요한 발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현대미술사를 통해 시각미술이 이토록 다양하고 그 개념이 확장되는 중심에 바로 이 물음이 있었다.

예전엔 범죄로까지 느꼈을 법한 복제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활용되고 거대하게 진화해가고 있다. 작가는 디지털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지만 수행과도 같은 고된 노동을 통해 작품을 한 점 한 점 완성한다. 이런 행위를 작가는 강조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지만 필자는 작가들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예술에 중요한 부분을 지키고 있는 행위라고도 생각된다. 컴퓨터나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그 미묘한 것들 - 붓질, 물감의 두께, 형과 색의 배합과 비율의 미묘한 조화들… 이것은 작가가 일생을 통해 갈고 닦은 감성과 노하우, 재능의 결과물이다. 작가 개개의 독창성이 담긴 이 결과물에 우린 감동하는 게 아닌지. 작가는 이를 감지하고 지금도 작가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시각적 결과물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당연히 경현수의 작품은 직접 보아야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 송지윤(Artist)

Works

Instant Mass

September 22 – October 20, 2016

이유진갤러리는 9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작가 경현수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유진갤러리에서 열리는 세 번째 개인전으로 이전보다 확장된 화면에 더욱 다채로워진 색과 형이 펼쳐진 신작 페인팅과 새로이 시작한 입체조형물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동안 칼날과도 같은 선과 컴퓨터의 RGB색상에 도전하는 선명한 컬러의 페인팅작업을 선보였다. 그리고 작업과정 속에서 얻은 부산물들로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조형물을 이번에는 천사클레이라는 아이들이 놀이용으로 사용하는 하얗고 가벼운 찰흙에 빠져있었던 시간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이것들은 동으로 캐스팅되거나 색이 입혀져 독특한 조형작품으로 설치된다. 뜬금없고 낯설지만 하나 하나 보면 친근하다. 작가가 일년 여 동안 빠져있었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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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작품활동을 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대단한 담론이나 사회를 향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내재되어 있다가 폭발하여 작품으로 승화될 것이라는, 그래서 뭔가 새롭고 기존의 관습을 조롱하거나 파괴함으로써 지니는 가치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못하면 위대한 작가가 아니라는 듯이

그러나 막상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는 일단 본인에게 재미있는 일이 아니면 하지 못한다. 다른 그 무엇보다 제일 재미있고 발전하기 위해 몰두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연 얼마나 작가로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단 말인가? 경현수 작가의 작품과정을 지켜보면서 혼자 작업실에서 열심히 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본다. 이는 순수한 창조의 열정임이 분명하다. 작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극한의 세심함과 집중을 요하는 페인팅과 쉬는 동안 유희처럼 만들어내는 조형물들은 그를 끊임없이 작업하게 만드는 중요한 습관으로 보인다. 작가는 쉴 틈이 없이 즐거운 것이다.

그의 작품 제목 debris, 경부고속도로, 코스피 시리즈는 사람이 상상으로 가능한 형태와 선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의적 기제로서 선택된 것이다. 지도에서 보이는 선은 길이다. 오랫동안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길의 형태는 가장 합리적인 이유로 거기에 있다. 이 수많은 길들을 우리는 구글어스와 같은 탁월한 디지털 기술과 함께 전 세계의 길의 모습을 앉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지도에서 길이나 지형들은 그 자체로서 존재가치를 가지는 선과 형을 이룬다. 코스피지수의 변동을 가리키는 그래프의 선들도 마찬가지이다. 그 수많은 이유 있는 선 들을 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변형하고 선택하고 때론 입체화 시킨다. 이 선택과 버림의 작업은 때론 일년 여가 걸리기도 한다. 모니터에 띄어놓은 이 이미지들을 오랜 시간 검증하고 지루해지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화면에 옮긴다.

동시대의 작가들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감히 정의 내리긴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요즘의 작가들이 이전 시대와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면 글로벌하게 공유되는 정보를 손 안에서 보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고도의 기술과 전혀 부대낌 없이 함께 살고 있고 그것을 다루는데 능숙한 이들이다. 몸은 물리적 공간에 묶여있어도 정신과 정보는 전세계로 연결되어 발언하고 반응한다. 경현수 역시 그 변화가 극명한 세대를 살아온 작가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날로그적 감성과 동시에 디지털의 스마트한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는 작가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이미지들을 얻기 위해 컴퓨터프로그램을 활용하나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은 명상적이다. 그리고 인내와 공이 많이 들어가는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굳이 그려낸다. 그저 컴퓨터상에서 완성된 이미지를 프린트해도 무방한 요즈음 그것을 그려내는 이유에 이 작가의 중요한 발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현대미술사를 통해 시각미술이 이토록 다양하고 그 개념이 확장되는 중심에 바로 이 물음이 있었다.

예전엔 범죄로까지 느꼈을 법한 복제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활용되고 거대하게 진화해가고 있다. 작가는 디지털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지만 수행과도 같은 고된 노동을 통해 작품을 한 점 한 점 완성한다. 이런 행위를 작가는 강조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지만 필자는 작가들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예술에 중요한 부분을 지키고 있는 행위라고도 생각된다. 컴퓨터나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그 미묘한 것들 - 붓질, 물감의 두께, 형과 색의 배합과 비율의 미묘한 조화들… 이것은 작가가 일생을 통해 갈고 닦은 감성과 노하우, 재능의 결과물이다. 작가 개개의 독창성이 담긴 이 결과물에 우린 감동하는 게 아닌지. 작가는 이를 감지하고 지금도 작가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시각적 결과물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당연히 경현수의 작품은 직접 보아야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 송지윤(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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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LEE EUGEAN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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