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휘몰아치듯 흐르는 두 가지가 보인다. 구름과 바다, 아니 구름과 들판인가. 하지만 이는 화면 전체를 움직이는 궁극의 한 가지를 놓쳤을 때에나 보이는 거겠지. ‘바람’이란 것 말이다. 나머지 하나는 바람이 어디엔가 그어놓은 ‘선’일 테고.

풍경이지만 모두에게 다 보이진 않는 풍경을 좇는 일. 작가 방수연(36)의 작업이 그렇다. 시작이 개인적인 경험이고 기억이라서란다. 한순간 멈춘 이미지를 눌러 짜낸 뒤 다시 펼쳐놓기도 헤쳐놓기도 하는데.
 

그래선가. 풍경의 색을, 풍경의 결을 좌우하는 건 ‘기분’이라고 했다. “기록해 나가는 일은 어찌 됐든 기분을 이어나가는 일”이라니. 가령 구름모양이 급하게 바뀔 때나 파도가 일렁일 때, 들판의 풀이 누워버릴 때를 포착하는 건 결국 자신의 감정이란 소리다.
 

‘바람, 선’(2019)이 그 ‘특별한 기록’ 중 한 점. “현실은 객관적 실체가 아닌 여러 경로로 개입한 요소들이고, 풍경은 공간 속 대상이 아닌 어디론가 떠나가는 것”이란 생각을 무심한 듯 정교하게 옮겨놨다.

2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7길 이유진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오늘 감각’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