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혼돈의 레이어, 그것이 인생…조셉 초이 '몽상가 2'

2018∼2019년 작
독특한 색채, 불분명한 형체 조합으로
욕망·기억이 뒤섞인 풍경 겹쳐 끌어내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고개 숙인 남자, 잔뜩 엉킨 나무, 멈춰 선 말.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이자 전부다. 이외에는 모두 혼돈이다. 안인지 밖인지, 앞인지 뒤인지, 똑바로인지 뒤집혔는지, 꿈인지 현실인지. 하지만 이내 알게 된다. 애써 현상을 읽는 게 무의미하단 것, 연관성을 찾는 건 더더욱이나.

재불작가 조셉 초이(51)가 ‘몽상가 2’(Day Dreamer 2·2018∼2019)를 통해 본 세상이 그렇다. 작가는 독특한 색채와 불분명한 형체가 떠도는 혼돈의 이미지를 만든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욕망과 기억이 뒤섞인 풍경을 끌어내는 거다.
 

 

아름다움·자아·본능 등은 작가의 오래된 주제. 이 묵직한 화두를 보통 한 화면에 담아내는데, 방식은 ‘레이어’다. 현상을 겹쳐내는 거다. 작품이 엉켜 보이는 건 그 때문. 한 장씩 들춰도 될 만큼 서로 다른 구도·색·소재가 혼재한다.
 

 

실제 그런 묘사를 하기도 했는데, ‘몽상가 2’에서 그랬듯, 남자의 몸을 관통해 안쪽 나뭇가지가 보이니 말이다. 아마도 하루하루를 포개 의도치 않은 ‘이미지’를 보는 인생을 떠올렸지 싶다.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7길 이유진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탐색을 시작하다’(Starting to Seek)에서 볼 수 있다. 국내 개인전으로는 4년 만이다. 리넨에 오일. 130×195㎝. 작가 소장. 이유진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