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에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A.R. 펭크의 본명은 랄프 빙클러(Ralf Winkler)이다. 회화, 조각, 영화, 문학, 음악 등을 공부한 그는 동독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경직된 사회주의의 예술관을 개혁하고자 하였다.

펭크는 인간이나 토템을 닮은 신(新)원시주의 이미지로서 단순한 구성이나 간결한 선들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주로 그렸는데 마치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나 석기시대 조각무늬의 도식화된 형상들에서 비롯된 자유로운 낙서와 암호와 같은 상징과 난해함을 구현하였다.

필명인 펭크 또한 빙하시대의 저명한 지형학자인 알브레이트 펭크(Albrecht R. Penck, 1858-1945)를 본떠 개명한 이름인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작가에게 있어서 빙하시대는 시대에 대한 우의화로서 ‘냉전’을 표상했다. 젊은 나이부터 고전음악과 재즈 음악에 심취하였고 1984년에는 뉴욕, 런던, 독일에서 음악가들과 함께 여러 음반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1970년대 초부터 미술관 개인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바젤미술관, 베른미술관, 베를린국립미술관, 취리히미술관 등 수많은 국제적 기관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가졌으며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고 카셀 도큐멘타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였다.

1980년에 동독에서 비자를 취득하고 더블린, 런던, 뒤셀도르프와 퀼른 등에서 작업하였고 현재에는 더블린에 거주하며 활발히 작업하고 있다.